예전에 내가 낸 책의 이름,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 를 대입해서, “여자의 삶은 ‘의외로’ 멋지다”라고 붙여보자.
여자의 삶이 어디 멋진가? 영화 제목, “작은 신의 아이들”처럼 ‘작은 사람’으로 여겨지고, 집안에서 끊임없이 바지런을 떨어야 하고, 신주단지처럼 모셔달라는 남편의 무언의 압력, 보물단지로 여겨달라는 아이들의 공개적 압력을 받아야하고, 그래서 싱글 또는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하면 온 세상의 ‘각별한(?) 걱정’까지 듣고 살아야 한다.
아무리 ‘레이디 퍼스트’라고 하면 뭘 하나. 그건 립 서비스일 뿐이다.
불행히도 직장에서 잘릴 때는 가장 먼저 블랙리스트에 거명되는 레이디 퍼스트가 되는가 하면, 올라갈 때는 가장 늦게 올라가는 레이디 라스트가 되고, 실력을 증명하기 위하여 남자 보다 두 배는 더 일해야 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물론 여성 프리미엄도 있다. 할당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난 칼럼에서도 얘기했듯, 여자를 상징적으로 쓰려는 속셈 때문에 ‘속빈 강정, 빛 좋은 개살구’ 만드는 경우도 적잖고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결국은 제대로 된 성장을 막는 ‘호의적 차별’이 되기도 한다. 바로 이러니까, 이렇게 현실이 엄연하니까, “여자의 삶은 ‘의외로’ 멋지다”라고 얘기해 보자. 요점은 ‘의외로’에 있다. 그 ‘의외로’는 가만히 있으면 운명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남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들어야 한다. 두 가지 점을 주목해보자.
첫째, 여자는 ‘사회 후발주자’다.
집에서 선발주자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후발주자의 이점은 두 가지다.
‘참신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과 ‘참신한 행동’을 하기를 기대 받는 점.
사회 선발주자 남자들이 그들 네트워크의 덫에 빠져서 시야가 가려져 있을 때 여자들은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를 제시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남자들이 조직과 먹이사슬 때문에 온갖 눈치를 볼 때 여자는 참신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사업 아이디어, 정책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여자는 약간 ‘튀어도’ 괜찮고 또 그렇게 튀기를 기대받기도 한다.(물론 너무 튀면 안 된다. ‘너무’ 튀면 남자보다 더 찍힐 위험도 있다.)
둘째, 여자는 근본적으로 멀티 태스커(multi-tasker, 복합 업무 수행자)다.
유전자적으로 그렇고 생리적 조건도 그렇고, 현실 여건이 그러하며 안팎으로 훈련 받은 경험도 그러하다. ‘관계’에 탁월하고 ‘성과’에 집중하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줄 안다. 대다수 싱글 태스커인 남자에게 밀릴 위험도 안고 있지만 다양한 쓸모를 인정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여자의 삶에 ‘의외로’ 멋진 일이 생기려면, 여성들은 사회 후발주자, 멀티 태스커로서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적극적이 되라는 얘기다. 참신한 시각을 유지하고 참신한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의외로 멋진 사건’도 일어난다. 여러 일을 엮고 여러 사람들의 폭을 엮다 보면 ‘의외로 멋진 만남’도 인생에서 생기게 마련이다.
물론 약점이 될 수 있는 위험도 인식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직도 선발주자들이 쌓아놓은 성곽이 공고하고 싱글 태스커들이 쌓아놓은 관료주의적인 관행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는 오리라. 오직 ‘내공’을 쌓아가기만 한다면. 여자의 삶은 피곤하지만 ‘의외로’ 멋질 수도 있음에야, 희망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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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박근혜, 한명숙 멋진 상상입니다..